IT 기기의 발전은 정말 빠르다.
20년 전만 해도 휴대폰에서 사진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는건 생각도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지 음악을 듣는 것을 뛰어 넘어 줄 없이 음악을 듣는다.

요즘 스마트폰용 이어폰은 블루투스가 대세다.
한 2~3년 전만 해도 에어팟을 끼고 다니면
“저거 귀지 흘러 내리는 것 같은데..?”라면서 이상하게 보던 사람들도
이제는 2~3명 중에 하나는 블투 이어폰을 끼고 다닌다.

이어폰이 음향기기냐? IT 기기냐? 분류를 나눌 때
유선 이어폰일 때만 해도 분명히 음향기기에 가까웠지만,
무선이 트렌드가 되면서 음향기기에서 IT 기기로 넘어가고 있다.
정확히는 IT 음향기기라고 해야 하겠지만…

유선일 때는 음질이 구매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무선으로 넘어 오면서 얼마나 페어링이 잘 되는지 또 사용이 얼마나 편리한지, 그리고 디자인도 구매기준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물론 음향기기의 핵심 요소인 음질은 여전히 중요하다.

항간에는 음질을 중요시 한다면 블투를 쓰지말라는 얘기도 있지만,
걸리적거리는 선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유혹이다.
그리고 트렌드라는 것 역시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음질’이라는 핵심요소를 2순위로 밀어낼 만큼 블투의 편리성은 그만큼 매력이 있다.

그리고 이어폰은 실내용도가 아닌 실외용이 대다수이다 보니
타인의 시선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즘 짝퉁 에어팟이 판을 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 나오는 중국산 짝퉁 에어팟, 일명 ‘차이팟’은 워낙 에어팟과 흡사하게 만들다 보니
잠깐 봐서는 정품 에어팟과 분간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가난한(?) 학생들은 차이팟을 많이 사용하는지도 모른다.

중국산 차이팟(애플 에어팟과 흡사한 디자인)도 꽤 여러가지가 나오는데,
i6, i7부터 시작해서 i9, i9S, i10, i13, SMC-X 등등.. 정말 많이도 나온다.

필자가 소유한 이어폰들


필자에게 이어폰이 5개 정도 있다.
10년전 20만원 초반에 구입했던 젠하이저 MX985
작년에 구입한 애플 아이폰8+ 번들용 순정 유선 이어폰인 이어팟
높은 가격으로 인해 논란이 엄청 많았던 애플 에어팟 1세대
짝퉁 에어팟의 원조라 할 수 있는 i7S
그리고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QCY-T1

이 중에서 오늘 특별하게 눈여겨 봐야 할 이어폰이 QCY-T1이 되겠다.
대략 작년부터 ‘대륙의 실수’라느니 중국이 사고를 쳤다느니 호들갑을 떨던
바로 그 블투 이어폰이다.

인터넷 구입가는 대략 20,000 ~ 25,000원 사이인데, 직구하면 2만원 이하로도 구입 가능하다.
유선 이어폰으로 이 정도 가격이라면 입문용은 막 넘어선 가격대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문용’이란 본격적인 취미용으로서의 입문용이 아니라,
지하철 지하상가에서 복도에 걸어놓고 파는 5천원 ~ 1만원 정도의 이어폰을 말한다.

나도 직구대행으로 주문하고 꼬박 한달을 기다려서야 받을 수 있었던 아주 대단한(?) 놈인데
2019년 봄 영화계의 화두인 ‘어벤져스:엔드게임’ 만큼이나 핫했던 그 이어폰이다.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다들 호들갑인지…
그 트렌드에 휩쓸려 구매를 하고 받아서 쓴지 벌써 두달이 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딱 그 가격만큼의 소리를 낸다.
그리고 이 제품은 편차(뽑기운)가 심한 것 같다.

유명 유튜버들(프로듀서dk, 김도헌교수 등)이 말하는 QCY T1은 저음이 강하다고 하지만, 내가 받은 이 QCY T1은 저음이 오히려 빈약하다.
펑퍼짐한게 아니라 30사이즈의 엉덩이처럼 빈약하다.
특히 애플 에어팟과 비교를 해보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음이 없다.

유명 유튜버들이 말하는 평가와 내가 들은 QCY의 소리는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이건 분명히 제품의 편차가 심하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어쨌든 내가 두어달간 이 QCY T1으로 들어본 느낌을 몇가지로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디자인은 제법 경기도 구리다.
. 인클로저의 두께가 있어 귀에서 많이 튀어 나온다.
. 소리도 그렇게 뛰어난건 아니다. 해상도나 공간감은 기대 이하..
. 대역밸런스가 뭔가 틀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위 5개 이어폰 중에서 소리의 순위를 매기라고 하면 단연 젠하이저 MX985가 탑이다.
이 뛰어난 이어폰이 왜 단종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이어폰이다.

MX985 – 디자인도 멋지다.

이건 지난 10년간 사용 빈도가 꽤 높다보니 단선이 되어서 2년 전 은선으로 리와이어링해서 듣고 있다.
리와이어링 하기 전과 차이가 꽤 큰데, 일단 기존에 비해 저음이 양이 줄었다.
대신 중고역대의 해상도가 향상되었다.
내츄럴한 맛이 조금 떨어졌다고 봐야 하는데, 해상도와 공간감이 좋아지긴 했지만,
저역의 양감이 줄다 보니 그렇게 썩 편안하진 않다.
할 수만 있다면 내 기준으로 오리지널을 추천한다.
(리와이어링 비용은 대략 5~7만원 선)

비록 리와이어링하긴 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애플 순정 이어폰에 비해서도 스케일이나 대역이 넓고 전체적으로 확연하게 좋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제품은 10여년 전 2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판매되던거라 가격이 싸다고 볼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픈형 이어폰의 종결자라 불릴 만큼 가성비 최고의 제품이었다.
지금도 인기가 좋아서 중고딩나라 같은 곳에서 중고가 10~13만원 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젠하이저 MX985로 듣다가 애플 유선이어폰인 이어팟으로 들으면
“어허~ 역시 IT 회사 애플의 한계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어팟에 비해 MX985는 공간감, 해상도, 개방성, 스케일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차이가 꽤 난다.
“역시 이래서 젠하이저야.” 하고 입꼬리가 씨익 올라간다.

같은 블루투스인 에어팟으로 듣다가 QCY-T1으로 바꿔서 들으면
“아니, 뭐 이런 쓰레기 같은 이어폰이 다 있어. 이걸 들으라고 만든거야?”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

세상의 대부분 것들은 대부분 상대적이다.
키 160cm만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에 170cm인 사람이 들어오면
“우와~ 키 크다. 짱이야.” 란 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오디오든 뭐든 리뷰를 할 때는 반드시 비교 대상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비교할 여러가지 이어폰을 준비한 것이기도 하다.

전체 순위를 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MX985 > 이어팟 > 에어팟 >> QCY-T1 >> i7S 순서이다.

아이폰8 번들 이어폰인 이어팟
22만원짜리 에어팟 1세대
QCY-T1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QCY-T1
대체 어떤 이어폰과 비교를 해서 그렇게들 칭찬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위 5개 이어폰 중에서는 확연하게 4위다.
그것도 1,2,3위의 차이가 각각 10%, 20% 정도라면
3위와 4위의 차이는 30~40% 정도의 차이로 그 차이가 훨씬 더 크다.

MX985와 이어팟의 차이가 15% 정도라면, 이어팟과 에어팟의 차이는 5% 정도로 별로 크지 않다.
에어팟에 비해 이어팟이 조금 더 정돈된 느낌과 배경이 깨끗해진 느낌 정도의 차이다.
그러고 보니 애플이 에어팟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블루투스로 유선의 성능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그러나 에어팟과 QCY-T1의 차이는 제법 크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쓰레기”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크다.
위처럼 굳이 수치로 표현하자면 거의 40% 이상의 차이가 난다.
가장 큰 차이는 스케일과 공간감이다. 저역의 차이도 꽤 크다.
저역양도 적지만 중역대의 밀도감도 낮아서 허전하게 느껴진다.
킥드럼 같은 타악기를 팡팡 때려줄 때 임팩트가 살지 않는다.

그래도 i7S를 이겼으니 선방했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i7S의 경우 어차피 크게 기대도 안했지만, 생각보다 더 처참했다.
인클로저를 얇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듯한 둔탁한 소리가 난다.
당연히 저음도 실종이고 중저역대도 아주 얕은 소리다.
이건 뭐가 나쁘고 뭐가 부족하고의 수준이 아니다.
그냥 초등학교 장난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i7S tws
이거 광고는 이쁜 아가씨를 모델로 아주 멋드러지게 했드랬다.

외관은 에어팟과 비교했을 때 크기도 거의 1.3배 정도 더 크다.
귀에 꼽고 나가면 누구든 짝퉁이라고 다 알아볼 정도로 크다.
이것 역시 QCY-T1과 차이를 수치로 표현하자면 50% 이상 차이가 난다.
이후 업그레이드 된 i10이나 i11, i12에서는 훨씬 더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차이팟은 차이팟일 뿐이다.

정말 급할 때가 아니면 이걸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당연히 지금은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져 있다.)

그러고 보면 애플이 대역 밸런스는 참 좋게 만든다.
고역이든 저역이든 특별히 강조하지 않고 골고루 뿌려준다.
다른 리뷰들을 보면 이어팟과 에어팟의 차이가 제법 있다고들 하지만,
내가 들은 이어팟과 에어팟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역시나 ‘Money talk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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